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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12 스페인 정부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스페인 주들이 응시하는 시험: 투명한 시험 출제, 채점 프로세스 공개 필요하다.

2020년 5.11일. 스페인 국민 중 51%는 이동 제한 완화로 근처 식당 또는 지인 바의 테라스에 앉아 환한 얼굴로 맥주를 마시고 아이들은 고운 옷으로 갈아입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려 가는 나들이에 나섰다. 반대로 마드리드 및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주요 도시에서는 저번 주와 같이 0 단계로 사회생활이 동결되었고 길에 나가면 조용한 분위기이다. 알리칸테 상인들은 날씨가 좋은 해변에서 분위기라도 바꾸어 보려고 식당 문을 열 준비를 했다가 불합격이라는 통보에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0단계에서 1단계로 넘어가는 시험을 보겠다고 저번 주 발표했었다. 스페인에 있는 주 PROVINCIA들이 자신들이 속해 있는 자치주들과 시험공부를 해 국가 고시에 응시를 했다.

스페인 정부는 1단계로 넘어가는 시험에 응시한 주들을 대상으로 채점을 해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바르셀로나는 아예 시험 도중 답안지를 작성도 하지 않고 시험 감독에게 주고 시험장을 빠져나왔고 북부 바스크 지방 및 몇 자치주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도 생각보다 좋은 점수로 시험을 통과했다 (산체스 지지한 댓가). 잔뜩 기대를 했던 발렌시아 자치주는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 자치주의 몇 도시만 통과를 하고 발렌시아 및 알리칸테는 아예 낙제점을 받았다. 잔뜩 기대했던 알리칸테 시민들과 요식업자들은 큰 실망을 했는데 이해가 간다. 몇 주 전에 친구와 이야기했었는데 지난달 알리칸테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한 명인가 두 명이었다고 한다. 감염 수치도 높지 않은데 왜 시험에 통과를 하지 못했을까? 중증 환자를 수용하는 시설 및 응급실이 모자랄 수는 있다. 그런데 누가 그렇게 혹독하게 채점을 했을까?

마드리드의 경우 그래도 꽤 공부는 잘했다. 엄청난 사망자가 나왔지만 이는 마드리드 자치주만의 잘못은 아니다. 마드리드에서 감염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타 국가에서 감염자들이 마드리드 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왔는데 공항은 자치주 담당이 아니라 국가 담당이다. 국가에서 온도를 체크하거나 격리를 시켰어야 했는데 비상사태 직전까지 스페인에 어떤 국적을 가진 사람이던 위험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건 차별 없이 입국을 시켰다.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도 없었고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아 입국자들과 여행객들이 더 불안해하는 모습을 티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마드리드 자치주도 한발 늦게 대응을 했지만 대응에 대한 권한, 코로나와 전쟁에 대한 물자는 국가가 구입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드리드는 전쟁터에서 사용하는 캠프 식으로 국제 전시장에 야전병원을 설치한다. 그리고 코로나 감염자 숫자가 줄어서 이 야전병원은 잠정 폐쇄한 상황이라 야전 병원의 침대 숫자를 추가해 이번 1단계 시험에 응시 자격이 되었었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도시라는 꼬리표가 있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오늘 5.11일 마드리드 새 확진자는 31명, 바르셀로나는 83명이었다. 이는 일주일 전에 10% 정도 수준이다. 누적 확진자의 경우에는 마드리드는 이미 64853명이지만 현재 누적 확진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야당은 시험 감독들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아 공정하지 않은 시험이었으며 시험 채점을 하는 전문가들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뭐를 숨길 이유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를 설명해 달라고 화를 내고 있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알리칸테, 말라가 등은 스페인 경제의 원동력을 가진 도시들이다. 소상인들은 하루라도 빨리 가게 문을 열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그냥 전문가들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일축하고 있다.

그럼 스페인 정부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현 정부를 지지한 유권자들을 위해 종을 울린다. 바로 사회당 (PSOE) 과 포데모스당 (Unidas Podemos)이 공약했던 취약 계층을 위한 기본 소득 (Ingreso Minimo Vital/Renta Minima Vital)을 곧 도입시킬 예정이다.

 

 

오늘 언론사에 보도한 방안은 월 500유로부터 월 1000유로까지 취약한 가구에 기본 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한다. 아이들 둘이 있는 가족은 월 950유로를 받을 수 있고 스페인에서 200유로 미만의 수입이 있는 가족이 지원 자격이 된다.

이에 대한 예산 투입은 30억 유로라고 발표했다.

정부 내에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는 프로젝트라고 하고 교황도 “노점상, 재활용업자, 순회 공연자, 소농, 건설노동자, 재봉사, 다양한 유형의 돌봄 노동자 등 많은 비공식 부문 종사자들이 아무런 법적 보호 장치 없이 일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이 어려운 시기에 지속적인 수입도 없으며 봉쇄로 점점 더 견디기 어려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야말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여파로 두 배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표명을 했었다.

목적은 좋지만 스페인에서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일을 했던 노동자들은 실업 수당을 받는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업무정지에 들어간 직원들은 사태 종료까지 100% 또는 70% 월급을 지급받고 있다.

그런데 더 극심한 취약 계층이 있다면 도와주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교황이 말하는 비공식 부분 종사자들은 스페인에서 보통 자영업자 또는 일반 직원으로 뛰고 있다. 그러면 실업 수당을 받는다.

다만 정부에서 말하는 20%는 아예 일을 하지 않았던 실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항상 국가의 지원을 받아 200유로, 300유로씩 챙겼었다. 다만 자신들이 일자리를 찾는다고는 했지만 몇 년이 되어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부류도 많다. 이들에게 1000유로를 지원한다는 정책은 좋지만 코로나19라는 핑계로 무상 아무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월급을 지원하는 정책보다는 일자리를 찾기 말고도 도시 청소부들 지원 또는 국가에서 코로나 관련 설문 조사 콜센터 직원 일등을 맡겨 국가에 도움이 되면서 이런 특별 수당을 받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무조건 극심한 취약 계층이라고 가구당 1000유로를 준다면 열심히 일해 이 기간 동안 똑같은 1000유로씩 실업 수당을 받는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스페인 정부 측면에서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계층을 더 확실히 잡아 두려고 하는 방안으로 보인다.

정말 교황의 생각처럼 취약한 계층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 바예카스에서 어떤 시민 단체는 주중 많은 사람들이 기부하는 식료품을 모아 주말에 취약한 계층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줄이 몇 백 명이 된다고 보도하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다.

인정이 있는 스페인에서 사람들은 나서서 남을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뉴스를 접해 잘 아는데 5년, 10년 일자리를 찾지 못한 가구들이 있다. 이들의 삶은 슬프고 힘들다는 것은 누가 모를까? 그렇다면 매달 1000유로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1000유로를 주는 대신 선거의 한 표가 아는 스페인에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정부는 받아야 할 것 같다.

그냥 남을 도와주는 것보다는 다시 사회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잘 가르쳐 주면 어떨까? 꼭 공무원 같은 일이 아니더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시켜서 스페인 민심을 이해시키는 그런 방안이 되었으면 한다. 다만 그런 고립 탑탑한 방안은 별로 인기가 없다. 그리고 취약한 가구들에게 그럼 환경미화원 일이라고 하려고 묻는다면 자신들은 그런 일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수 있다. 법적으로 지원하는 기본 소득이 있는데 일을 하는 것이 논센스 아닐까? 일을 하지 않아야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왜 일을 해야 할까?

아예 대중교통 운전사, 경찰, 민경대원, 간호사, 의사들의 월급을 더 올려주는 것이 코로나19의 전쟁의 사기를 돋우어 주는 것이라고 본다. 지친 의료진, 경찰, 버스 기사, 마트 직원, 생필품 유통하는 트럭 운전사들을 약간이라도 생각을 해 주는 정책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정책은 관심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이들의 사기가 높아야 2차 전투도 수월할 수 있는데 애국심과 박수만으로 전쟁터에 보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발렌시아 최전방에서 일하는 레지던트 의사 월급 명세서의 월급은 1046유로였다.

 

의사로서 열심히 코로나19 최전방에서 충분하지 않은 보호장비를 입고 싸우는 사람이 1046유로를 받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5년에서 10년 일을 하지 않아 참담한 삶을 사는 가족도 1000유로를 받는다면 이는 불공평하다고 본다. 형평성이 있게 하려면 취약 계층 가구가 1000유로를 받는 대신 그 대가로 무언가를 국가에 주어야 하는데 그냥 선거의 한 표가 아니었으면 한다.

헤밍웨이는 소설 시작 전 나오는 기도문:

사람은 아무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 본토의 일부이다. 흙 한 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가면, 유럽은 그만큼 줄어드니, 그건 곶이 씻겨 나가도 마찬가지이고, 그대의 친구나 그대의 영지(領地)가 씻겨 나가도 마찬가지이다. 누구의 죽음이든 그것은 나를 줄어들게 하는 것이니 그것은 내가 인류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저 종소리가 누구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인가 알아보려고 사람을 보내지 마라. 그것은 그대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이니.

12살 때 이 기도문을 이해하려고 나름 노력했었다. 그때가 지금보다 훨씬 어른스러웠는데 스페인 내전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구 전 세계 인간들의 삶은 하나로 묶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나이기 때문에 이렇게 코로나 사태를 국제적으로 느끼지 독립되고 고립된 존재였다면 코로나19가 생소했을 것이다.

매일 접하는 뉴스. 사망자는 매일 늘어나고 있다. 오늘도 스페인에서 죽음의 종 123번이 울렸고 이 사람들의 죽음이 그들만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죽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해야 할 반성은 이를 깨닳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소설의 주인공처럼 신념과 죽음을 택하는 것을 어리석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스페인의 종소리가 걱정이 되고 있다.

Posted by 스페인 마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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