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덕리 생존기.

생존기 하면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고난스러운 상황에서 살아남아 남긴 이야기를 뜻한다. 조금 더 고급스럽고 품위 있게 표현을 하려면 영어로 "서바이벌"이라고 해야 할 수도 있겠다.

다만 생존기라고 하던 서바이벌이라고 하던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하루아침에 집에 감금되었다. 죄가 있다면 재판을 받고 죄인으로 판결이 있다면 형을 받아 정확한 자택 감금 기간을 알 수 있다. 1달, 2달 자택 감금을 위한 형 집행 명령이 도착하면 집에 있던 전자 발찌를 끼던 죄를 인정하고 벌을 달갑게 받으면 된다. 그리고 지은 죄에 대해 뉘우치고 건전한 사회복귀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각국 국민들은 무슨 죄가 있어 자택 감금이 된 것일까? 아무도 죄목 (罪目)을 모른다. 그리고 죄인은 감금 기간을 알지만 스페인의 경우 아직 아무도 언제까지 감금되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스페인 총리가 처음에는 15일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또 15일. 이렇게 계속 연장해 2달이 지났다. 내일이면 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PEDRO SANCHEZ) 총리가 티브이에 나와 국가 성명을 발표하고 첫 이동 제한을 선포한지 정확히 2달이 되는 날이다. 이렇게 2달이 지났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감금 생활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비상사태를 1달 더 연장할 것이라고 엄포만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서 탈출하려면 a 플랜이 잘못되면 b 플랜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스페인 총리는 티브이 기자회견 중 자신은 불도저처럼 a 플랜밖에 모른다고 한다.

한 마디로 스페인 전 국민은 정치범으로 전략해 버렸다. 왜냐하면 자택 감금이 명목으로 스페인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언제 끝이 있는지 보이지 않는 구치소의 생활. 건강을 담보로 하는 으름장에 누구도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시대. 7월이나 되어야 밖에 자유롭게 나갈 수 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거의 3개월 반 정도 자택 감금되는 것인데 우리가 저지른 죄가 일반 경범죄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의 뉴 노멀 (nueva normalidad)을 기약하라고 하지만 교소도 내에서와 같이 계속 사회적 거리 (distancia social)를 두고 사회와 격리를 해야 한다면 뭐 적어도 스페인 국민들이 집행 유예될 수 있는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 중범죄를 지었다고 봐야 하겠다.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 국민을 범죄자로 인정하고 그래서 자택 감금과 사회적 격리를 통해 국민들이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되는 것을 열망하는 것일까?

그런데 어린이들도 범죄자로 전락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고 어르신들은 코로나 발병을 통해 죽음으로 대가를 치르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 같은 상황이다. 슬픈 세상이다. 옛날보다 어르신들이 장수하며 실버타운에서 새로운 세상을 사시려고 했는데 이런 팬데믹 운명이 될 줄이야... 각국의 사망자 숫자는 공식적인 숫자와 다들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다 밝혀질 수밖에 없다.

죄수로서 감금되어 있다면 일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현재 어느 국가 국민이던 "재택근무"를 해야 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마덕리도 다음 주에 2020년 1분기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은행 계좌에서 적어도 5가구는 먹여살릴 돈이 세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내게 남는 것은 없어도 세금은 납부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눈 딱 감고 20일 전에 세금 신고를 했었다. 세금 빚지고는 못 살기 때문이다.

어느 국가이던 세금을 줄여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부는 노동자 또는 취약 계층을 위한 기본 소득, 실업 수당, 업무 중지로 인한 혜택은 주지만 자영업자들과 회사들을 위한 혜택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경제의 원동력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요즘 세계의 흐름인 것을 보인다. 세금을 내려 달라고 호소해도 안된다고 못을 박는 정부들이 많다. 그 세금으로 취약 계층에게 기본 소득 마련해 주어야 하고 자신들의 지지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놀란 소식을 들었다. 마드리드 자치주에서 처음 비상사태 발효 후 취약 계층 아이들 급식을 학교에서 못 주어 텔레피사 및 샌드위치 가게인 로디야를 통해 급식을 지원했다가 스페인 포데모스 당이 이런 음식이 아이들 건강에 좋지 않다고 비판을 시작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건으로 각 자치주 취약층 어린이 급식을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놀랐다. 그냥 일반 부모들과 먹는 아이들보다 메뉴가 더 탄탄했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도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취약층 자녀들에게 무료로 지급하는 급식이 학교를 가지 않아 끊기자 각 자치주 및 지자체에서 여러 방법으로 대체 급식을 지급하고 있다. 아니면 부모들에게 120유로씩 마트 이용권을 지급하고 있다. 술만 사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다.

밑에 각 자치주의 메뉴가 공개되어 있고 사진도 있다.

 

https://elpais.com/espana/2020-05-10/puchero-en-toledo-y-nuggets-en-madrid-asi-alimentan-las-autonomias-a-los-ninos-mas-vulnerables.html

 

나는 취약층을 도와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취약층만 도와주고 실제로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싸우는 사람들은 그냥 내버려 두어도 될까? 기본 소득을 책정하면서 아직 ERTE (비상사태로 인한 노동 중지) 실업 수당을 3월 말부터 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국가의 도움만 받고 사는 사람들이 꽤 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에는 다른 자치주보다 훨씬 많다. 그들은 티브이에 나와서 울고 국가에 도움을 호소한다. 다만 그런 아이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주어도 건강식이 아니라고 하는 비판하고 정치인들은 이를 이용해 반대편을 공격한다.

마드리드 자치주 메뉴가 다른 주와 비교 시 부실한 점이 있기는 했지만 매일 피자와 햄버거만 주지 않았다. 그리고 전시나 다름없는 상황이었고 다음 주부터 다시 전에 입찰했던 업체들을 선정해 건강식을 조달하겠다고 한다.

다만 남을 비판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인 것 같다.

어쨌든 생존해야 한다.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뭐 영화 제목 같은데 말이다. 전 세계가 동결되었다가 다시 상황이 풀리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다들 건강 챙기고 시련을 잘 견디어야 한다.

요즘 한국으로 재이민 또는 임시가 아닌 장기 귀국하는 현지 교민들의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세상을 이렇게 만든 것도 정치계가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못 다다른 것도 다 우리 죄에 책임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파리에서도 그렇고 세비야에서도 똑같이 강가에서 모임을 가지고 술 파티를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며 자신들의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유를 행사하는 것일 수 있다. 사실 그들이 무슨 죄를 지였나? 다만 코로나 케이스가 다시 늘어난다면 그들의 행동이 더 큰 후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런 때 욥기가 생각이 난다. 7살 때 어머니가 읽어 주시던 욥기. 내가 11살 때부터 어른들이 읽는 구약 성서를 여러 번 읽었었는데 어머니가 잘 읽던 시편과 욥기가 가장 생소하지 않았었다. 그 욥기가 생각이 나는 시대이다. 잘못이 없거나 착한 사람들도 고통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혹독한 생존기가 되겠지만 그래도 살아남자.

정치인들 그리고 전문가들의 fake 뉴스.

진실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인들도 그렇고 뉴스도 그렇고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중국 우한에서 팬데믹이 시작되자 치료제는 3주, 백신은 3달이면 나온다고 장담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언론은 열심히 보도했다.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치료제도 백신도 감감무소식이다.

이번 바이러스에 맞는 치료제가 나오려면 적어도 금년 말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계속 출시될 것처럼 말을 할까?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조차 잘 알지 못하면서 말이다.

정치인들은 백신이 나오면 그때야 세계가 정상화가 된다고 한다. 백신은 빠르면 1년 늦으면 2년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맞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백신 나올 때까지 국가의 명령을 따르라고 한다. 국가의 명령은 국가를 위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시민들이 적어야 하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다들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전문가들조차 "집단 면역"이 맞는 것인지 뉴 노멀이 맞는 방향인지 모르고 있다. 그리고 백신이 히든카드라고 한다. 그리고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 면역증을 발부하는 것은 매우 성급한 판단이라고 한다. 일리가 있지만 그렇지 않기도 하는 뉴스들이다.

왜냐하면 항체 검사는 혈액을 분석해 특정 질병에 대한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항체가 있으면 면역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일부 유럽 국가 등 해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규모를 파악하고, 항체 형성자를 일상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대규모 항체 검사를 시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면역력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덜 되어 있고 면역력이 있는 사람이 또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정확도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 백신도 편하게 말하면 죽은 바이러스를 몸에 침투시켜 면역력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내가 어릴 때 일본 뇌염 예방접종할 때 듣던 이야기인데 이런 사항을 전문가들이 모를까? 이미 코로나19가 한 번 지나갔다면 예방 접종한 것과 동일하지 않을까?

왜 이런 사실을 뉴스에서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일까?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 160명으로부터 채취한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유전체 염기서열이 A형에서 B형 그 후 C형으로 변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우한시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A형이 시초였지만 오히려 우한에선 B형이 대유행했고 한국으로도 퍼졌다. 대신 A형은 미국에서 많이 발견됐고, C형은 유럽 초기 확진자들에게서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 한국 독감 예방 주사와 남미, 북미, 유럽 예방 주사가 다르다.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panamerican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본 적이 있었는데 스페인에 처음 와서 독감에 걸려 2달 넘게 고생했었다. 남미에서 스페인으로 넘어와 스페인 역사적인 독감에 걸리니 아르헨티나에서 맞은 독감 예방 주사가 소용이 없었다. 아르헨티나 변이된 바이러스는 스페인 것처럼 강한 녀석이 아니었다.

따라서 유럽에서 고립되어 사는 사람이라면 면역이 도움이 되겠지만 아시아에 간다든지 아시아 및 미국에서 여행객들이 또 유럽으로 넘어올 시 A, B, C형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면역력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예 중국/미국의 A형, 한국 및 타 국가의 B형, 그리고 유럽에서 C형에 다 걸려본 사람에게만 면역 증명서 또는 면역 여권을 발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A, B, C형을 다 커버할 수 있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 이 경우 변이된 바이러스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단백질(항원)을 찾아 백신 물질로 만들어야 하는 게 관건이다. 이 물질을 체내 주입시켰을 때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고, 이 면역세포들은 실제 해당 단백질을 가진 바이러스들이 체내 들어왔을 때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통 단백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각 변이된 바이러스 각각에 맞는 백신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의 몇 업체들도 백신 개발 과정에서 공개되는 변이 바이러스들을 확보해 각각의 백신 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만 아직 백신이 다 해결해 줄 것으로 믿으면 기대만큼 실망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 fake 뉴스를 보도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정치계 및 언론에서 리플리 증후군 공상허언증(空想虛言症, 영어: pathological lying, pseudologia fantastica, mythomania)이 꽤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기에는 진실만이 답이라고 본다.

 

Posted by 스페인 마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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